아이가 태어나고 난 후 정신없이 살다가 아이들이 벌써 십대가 되어버린 지금 와서야 뒤늦게 어떻게 하면 이 아이에게 목돈을 마련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녀 계좌를 개설하고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알아보다가 일반 위탁계좌가 아니라 연금저축계좌로 자녀 증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자녀에게 목돈을 마련해주기 위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습니다. 그리고 자녀가 어리거나 예비 부모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입니다.

과세이연으로 30년 복리 극대화하는 법
자녀에게 주식을 선물하자는 말은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그런데 왜 연금저축으로 주라는 얘기는 없었을까요? 저도 처음엔 의아했습니다. 일반 위탁계좌에 주식을 담아주면 그만인데, 굳이 연금저축을 열어줘야 하나 싶었거든요.
여기서 과세이연이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과세이연이란 세금을 당장 내지 않고 미래로 미루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 계좌에서는 수익이 날 때마다 배당소득세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연금저축계좌는 55세 이후 연금을 수령할 때까지 모든 수익에 대한 과세를 미뤄줍니다(출처: 국세청).
자녀가 태어나서 연금저축을 개설하면 최소 55년 동안 세금을 내지 않고 복리로 굴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제가 직접 계산해봤는데, 월 18만 원씩 10년간 납입하고 이를 연 7% 수익률로 30년 굴리면 원금 2,160만 원이 6억 원 이상으로 불어납니다. 원금의 거의 30배에 가까운 수익입니다. 이 모든 수익금에 대해 30년 동안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는 게 핵심입니다.
일반 위탁계좌였다면 매년 수익이 날 때마다 15.4%의 배당소득세를 떼였을 것입니다. 그 세금만큼 재투자 기회를 잃는 셈이죠. 솔직히 이 차이는 30년 뒤에 어마어마한 격차로 벌어집니다. 제가 이제서야 자녀 연금저축을 알게 된 게 정말 아쉬울 정도입니다.
중도인출로 독립자금·결혼자금 해결
연금저축은 만기까지 묶여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중도인출이 가능합니다. 물론 페널티가 있긴 하지만, 자녀 계좌에서는 이 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자녀가 성인이 되어 독립할 때, 창업을 할 때, 결혼할 때 목돈이 필요합니다. 이때 연금저축에서 원금은 세금 없이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습니다. 정확히는 안세공(安稅貢) 원금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증여세 공제 한도 내에서 이미 증여 신고가 완료된 원금을 의미합니다. 미성년자는 2,000만 원, 성년자는 5,000만 원까지 10년마다 증여세 없이 줄 수 있으니, 자녀가 성장하면서 총 1억 4,000만 원 정도는 원금으로 쌓을 수 있습니다(출처: 국세청 증여세법).
수익금을 인출할 때는 16.5%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됩니다. 하지만 이 수익금 자체가 없던 돈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16.5%를 내더라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제 생각엔 독립이나 결혼 같은 큰 이벤트에는 원금 1억 4,000만 원을 먼저 쓰고, 부족하면 수익금 일부를 인출하는 방식이 합리적입니다. 어차피 연금저축은 해지가 아니라 일부 인출만 가능하니까요. 입출금 자유 계좌처럼 쓸 수 있다는 게 실제로 써보니 큰 장점이었습니다.
정기금증여로 소액부터 시작하는 전략
목돈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정기금증여라는 방법이 있으니까요. 정기금증여란 미래에 정기적으로 증여할 돈을 미리 신고하는 방식으로, 3%의 할인율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10년 뒤의 1,000만 원은 현재 가치로 약 744만 원 정도로 평가받는다는 뜻입니다. 이 할인율은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를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미성년 자녀에게는 월 18만 9,000원씩 10년 동안 납입하면 증여세 공제 한도 2,000만 원을 채울 수 있습니다. 성년 자녀는 월 47만 원 정도가 됩니다. 저처럼 지금 당장 큰돈이 없는 부모라면 이 방법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매달 자동이체로 조금씩 쌓아가면서 자녀 이름으로 ETF나 인덱스펀드를 매수하면 됩니다.
다만 정기금증여 신고는 홈택스에서 직접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증여 계약서와 할인율 계산 명세표를 첨부해야 하거든요. 제가 알아본 바로는 '우동호' 세무사 블로그에 양식이 잘 정리되어 있더군요. 내년 5월쯤 저도 직접 신고 과정을 영상으로 남겨볼 생각입니다. 솔직히 한 번 해보면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처음 하는 사람은 막막할 수 있습니다.
정기금증여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자녀 출생 직후부터 시작 가능
- 월 18만 원 수준이면 10년간 2,000만 원 공제 활용
- 3% 할인율 적용으로 실질적으로 더 많은 금액 증여 가능
결론적으로, 자녀 연금저축 증여는 과세이연·중도인출·정기금증여라는 세 가지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전략입니다. 저는 아이들이 이미 커버려서 시작이 늦었지만, 신혼부부나 예비 부모라면 지금 당장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30년, 40년 뒤 자녀가 독립할 때 원금의 수십 배로 불어난 계좌를 물려줄 수 있다면, 그보다 값진 선물이 또 있을까요? 다만 현행 세법이 30년 뒤에도 그대로 유지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국민연금도 재정 문제로 흔들리는 판에, 연금저축 제도가 변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바로 시작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